멋진 서재 가지기 세상 사는 이야기

사람마다 꾸는 꿈이 다 다르고, 같은 한 사람이라도 나이마다 다른 꿈을 꿀 수도있는데, 그런 여러 꿈들 중 20대때 내가 가진 작은 꿈 하나는 멋진 서재를 가지는 것이었다.^^ 어린아이들의 만화영화인 '미녀와 야수'를 보다가도, 야수의 '서재'만 내 마음안에 쏙 들어와 박혔다...^^

결혼할 때 혼수도 장롱 식탁.. 이런 것보다도 멋진 책상과 책꽂이를 해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유학을 앞두고 있다고 남편의 꿈을 들으니 당분간은 서가를 둔 그런 서재는 어렵겠구나 어렴풋이 짐작은 했었다. 신혼 때도 가장 많은 것이 책과 책장이기는 했다. 그 책들을 친정에 맡겨두고 유학을 갔다.

유학을 가서는 "공부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갈거니까..." 라고 남편이 말하는 바람에, 또 뜨내기 살림이 시작되었다. 공부가 끝날 즈음에 지도교수님은 남편을 영국 애딘버러에 있는 유수 연구소에 자리를 알아봐주시곤 다음 자리로 거길 찜해두셨다...
그런데 남편은 "노모가 한국에서 기다리시는데...장남인데...." 하면서, 우리에게 어쩌면 예비하신 손길이었을지도 모르는 애딘버러행을 고사하고 한국으로 귀국을 하였다...그래서 지금도 영국의 에딘버러라는 지명이 나오면 저절로 눈이 가서는 어쩌면 우리의 날들이 거기서 펼쳐졌을지도 모르는데...하면서, 로버트 프루스트의 '가지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이란 시가 실감나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4년 동안에도 서재는 커녕, 도서관만 열심히 다녔다. 유년기인 첫째의 동화책이나 약간 사 줄 수 있을 뿐이었다... 지난 번 서재를 살피다 보니, 남편이 대학원생시절에 공부한 전공서적들이 USED라는 노란 스티커가 붙은 책들이 많았다. 나는 몰랐다. 내 전공책을 사줄 땐 꼭 새 책으로 뽀송뽀송하게 건네주곤 해서 남편책은 그렇게 헌 책도 간간이 샀는지를 몰랐다... 세상에 어쩜 이리 무심했을 수가!!!...ㅠㅠ


한국으로 오면 서재도 제대로 만들고 살 줄 알았다!!...
...여하튼 그 후에도 한국과 미국을 솥단지까지 옮겨가며 오가는 바람에... 20대부터의 작은 꿈이던 멋진서재 가지기는 지금도 아직 여전히 진행중이다...

여분의 방이 있으니, 사실 하자고 마음 먹었다면 이룰 수도 있었을텐데....아이 셋에다가, 일하고, 맏며느리에 맏딸 노릇 하느라... 늘 바쁘고 여유가 없었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서...진득하게 집을 꾸미는 여유가 없었다.
마음속의 내 '꿈의 서재에 대한 로망'은 늘 있었는데도 말이다.
여유! 참 좋은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꼭같은 나인데 한국으로만 오면 마음의 여유가 적거나 없다...나만 이런 것일까?? ㅠㅠ

언젠가 식객을 쓴 만화가 허영만씨의 서재를 매체를 통해 본 적이 있는데, 그 날 더이상 미루지 말고 나도 내 마음에 쏙 들게 서재 한 번 가지자 하고서는... 또 아마도 한 해는 흘렀을거다... 무언가 잘 정돈된 허영만작가의 서재는 꼼꼼한 메모지들과 함께 정돈된 그 무엇이 있었다. 아이디어를 정돈하는 법 같은...


나는 다시 또 꿈을 꾼다.^^구석구석에 내가 가진 아이디어 포스트잇이 붙여져있고 언제라도 코쿤처럼 들어가면 아늑하고 편안해지고 아이디어가 막막 샘솟는 공간말이다...

또 언젠가는 컬럼비아대학 영문학과 교수의 서재가 눈에 쏙 들어왔다. 센트럴파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콘도미니움에 (한국의 아파트개념이 미국의 콘도미니움이다. 한국서는 또다른 뜻으로 쓰이더라마는..), 방 7개는 물론 벽과 복도까지 하얀 책장을 짜넣고 잘 정리된 서가는 아름다웠다. 전집류가 아니고 한권 한권 세월을 두고 모아진 책들인게 보였다. 천정의 늘어뜨린 등도 맞춤하게 조화를 이뤄서 보는 순간 눈길을 끄는데다가 센트럴파크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니 짐작이 되어서 그 집의 손님으로 가서 서재 구경을 하고픈 생각까지 들었다.^^
그는 "서재에서 나는 내가 살지않은 생을 살아요." 라고 말했다...


이 집에서 서재를 만든다면 내가 염두에 둔 방은, 잘 자란 스프루스 한 그루도 멋진 선으로 창 바로 밖으로 보인다. 크리스마스 즈음엔 christmas lights를 그 나무에 툭 던져놓고 반짝이는 tinsel만 던져두면 절로 크리스마스 무드가 나겠다고 지난 해부터 생각했다. 그 지점에 서재를 꾸미는거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당장 미국을 간다면... 이라고 생각을 하면, 이제껏 모아온 교재와 교구들이 나를 안타깝게 여기는 느낌이 막 든다. '아직 우리를 제대로 쓰지않았는데...'라고 하듯이...ㅠㅠ
이상하게 보석 욕심은 없었는데 책 욕심은 은근히 있었는지 책이 장난아니다!!! 도서관에 가서 빌려읽는 방법도 있었는데 왜 그 생각을 못했지??

한국의 아이들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영어공부에의 직접적인 이 아이디어를, 따라하기에 좋게 형상화를 하려고 오늘도 끙끙거리는 이 숙제는, 서재만들기를 끝내면 ... 또르륵 구슬이 꿰어질지도 모른다!!
한국아이들을 관찰한 시간이 9년이면 족한데... 무언가 비등점까지 1도가 모자라는 이 느낌은 참 답답하다...구슬은 내손에 가득한데 꿰기만 하면 될텐데.....
누구든 편히 열어보고 쓸 수 있는 그 무엇...
한국의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 영어로 생고생을 하는데...요정의 wand로 탁! 치면 솔솔 피어오를 것 같은 이 나만의 학습법을 어떻게 교사나 학부모가 쓸 수 있게 수업모형을 형상화하고 풀어낼 수 있을지...

주일에 태풍이 올라온다더니, 바람에 나무가 심히 흔들린다. 비 내리는 포도 위로 자동차 바퀴 구르는 소리가 치르륵 치르륵 난다...


아이들이 돌아오면 함께, 오랜 꿈 '서재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해봐야겠다.
그간에는 거실과 부엌의 한 면을 서재화 비슷하게 해 지냈다...


미국서부터 싸들고 들어온 자료들을 정리하다보면 무언가 전구가 팍 켜질지도 모른다.
안철수씨의 그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처럼...필요한 사람들이 가져다 쓸 수 있는.
누구보다도 피어나는 새싹들을 위하여...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파닉스 공부법은 너무도 쉬운데...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말이다... 영어공부를 위해 그렇게 시간과 재원과 긴 정성과 갈등을 어찌 그리 겪는지, 정말로 의아하다!!!

어떤 때는 또 꼭... 뭐... 이 집에서 그 작업을 할 필요가 있는가 라고 살짝 다른 바람을 넣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니...어쩌면 이러다가 뚝딱 캘리포니아에 가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내 꿈의 서재가 어디서 이루어질지 흥미진진하다...

이 포스팅을 하려고 서가를 보다가 공부하던 시절의 책을 열어보았더니...ㅎㅎㅎㅎ
어쩜!! 세월이 ...나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날들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책 사이에 꽂힌 이 사진들과, 맏이의 꼭꼭 눌러서 쓴 아가 낙서...
이런 낙서를 할 때도 정좌하고 앉아서 붓으로 서예작품 쓰듯 공들여 꼭~ 눌러 쓰던 녀석의 모습이 떠오른다!!^^
사진에는 태어난지 석달쯤 된 쌍둥이 중 한녀석이 마치 인형처럼 아빠의 손에 안겨있고, 맏이는 무언가 힘든 얼굴로 (동생들이 있으면 맏이는 힘들다!!^^) 아마도 크리스마스 시즌이었는지 산타보러가서 찍힌 사진이 들어있다...아마도 쌍둥이 한 녀석은 유모차에 자고 있어 내 곁에 있었겠지...사진엔 보이지않지만...ㅎㅎ
게다가 우리가 아가들 앞머리를 잘라주고 생각보다 이쁘다고 하는 말을 듣고는, 가위로 앞머리를 싹뚝 잘라서 앞머리가 이상한 맏이의 모습이 다시 내눈에 보인다. 무던한 아이였는데도, 앞머리를 그렇게 자른 맏이에 놀랐었는데....우스운 것은 동네의 맏이들이 한 번은 다한 일이란다!!...부모들이 얼마나 말하기를 조심해야 하는지...!! 우리는 날이선 가위로 다른 데를 다치지않아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었다!!...


서재이야기를 하려다 추억의 한자락을 찾아내었다...^^


"창밖에는 비오구요 바람불고요~~" 하는 노래가사같은 날씨이다...
지혜에 지혜를 더하여 덧대어주시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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