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국에 두고온 것들... 세상 사는 이야기

한국으로 귀국하기로 결정하고... 그 때, 나는 미국에 두고오게 될 것들 중 가장 아쉬운 점이, 막내의 첼로선생님 Dr. Watts, 맏이의 바이올린 선생님 Ms. Holly, Barnes & Noble, Borders Bookshop, 도서관, 아름다운 산책로들, 그 중에도 Havre de Grace...였다.

하지만, 지금에 와 생각해보니, 우리가 놓고 온 것들은, 잔잔하고 스트레스없는 일상이웃들과의 망중한과 한담, 서로에 대한 배려, 상식, 스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품위, 모국에의 그리움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기대감이었다!!!...
이것을 발견하는데 자그마치 one decade가 걸렸다!!ㅠㅠ

늘상 한 곳을 떠나면, 그 곳은 그간의 모든 순간들과, 떠나는 그 순간의 기억으로 뇌리에 남고, 다시 그 곳으로 되돌아가보면, 이미 그곳은 내 마음속의 그곳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우주로 들어선 듯한 낯선 느낌은 나만의 것일까?!...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번번이 느끼면서도...늘 기대하고 설레이고 실망하는 미련함이라니!!...
내 나라가 내가 기억하는 그 나라가 아님을 발견하는데도 자그마치 10년이 걸렸다. 참 나도 어지간히 무디다!!

우리가 미국을 떠나 귀국한다 할 때, 모~두 다 말렸었는데, 미국에 계신 지인들은 지인들대로, 한국의 지인들은 또 그들대로 강력하게 말렸다!! 귀국을 찬성한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그는 우리의 "고국에 대한 향수나 열망이 느껴지니 마음이 시키는대로 해야지요" 라고 말했다.
"미국엘 못가서 야단인데, 자리를 잘 잡은 이 곳을 왜 떠나, 잘 자라는 아이들을 나무 흔들듯 흔들어 아이들에겐 외국이나 다름없을 터인데 옮겨심으려 하냐" 며, 나무에 비유하여 극구 말리신 뉴욕의 장로님도 계신다. 그 분은 자녀를 특히나 잘 기르신 분이라 그분 말씀에는 주춤한 기억이 나긴 한다..."이 작은 나라에 복닥거리며 생존경쟁이 치열한데 무엇하러 그 가족을 이 인구에 더 보태냐" 며 "애국하는 셈치고 그 나라에서 두곽을 나타내라"며 쓴소리를 한 지인도 있다...^^ 그래도....그 때, 우리모두 모국이 얼마나 그립던지....아마도 누가 말려도 어찌하여도 우리는 왔을 것이다!!...
그리하여 돌아온 내 나라는 이미 다른 자리에 있었다...역시나...

물질적으로 너무도 선진국의 풍모를 풍기긴 하는데, 이상하게, 무언가 알맹이는 빠진...겉치장과 겉치레가 나머지 모두를 압도하는, 더 이상 동방예의지국도 아니고.... 외모를 서슴없이 뜯어고쳐 손보는 것이 더 선호되는, 정신적인 것들은 아무것도 아닌, 돈만 많으면 착한게 되고, 예쁘다는 표현도 착하다고 하는 대학생들의 언어를 들은 날, 나는 자라나는 청년들이 뭐랄까 좀 끔찍한 느낌이 들었었다.
물어보니, 돈이 많거나 부모의 힘이 막강하거나 날씬하고 예쁘거나, 이 모든 기득권적인 많이 가짐을 '착하다'는 단 하나의 표현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대답하였다.......마치 이상한 나라에 들어간 앨리스처럼 적응안되어 두리번거리다가, 이제야 정신이 번쩍 난다...자그마치 십년이 걸렸다.

상식적이지않고, 힘을 가졌으면 가차없이 휘두르다가, 잘못이나 가책감 따위는 있지도 않고, 잘못한 걸 알고나도 Oh well.. 하는 지식인들의 모습도 환멸감을 더하는데 일조를 하였다... 멋지고 속이 깊고 영혼의 향기가 나는 사람들을 지난 10년 동안 나는 몇 명이나 만났던 것일까???...우리가 이러했다면, 한국의 수많은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상처를 서로에게 덧대며 사는 것일까??... 게다가 많이 배우고 유능한, 지금 막 사회로 나간 청년들의 직장생활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는 이 나라에 희망이라는 것이 과연 있는것일까? 의문이 들곤 한다...

모처럼 방학에 온 아이들, 그중에도 늘 전광석화처럼 촌철살인의 말을 무심한듯 휙 날리는데, 나~중에 보면 다시 쳐다보게되는 둘째는, 얼른 미국으로 가자고 조른다... 단 하나의 이유로...우리가 많이 지치고 상하였으니, 충전해야한다!! 라고 말한다...
이제 우리에게 이 나라는 충전을 해야 살 수가 있는 나라인 것인가!!!...

가을학기에 대한 기도를 많이 하는 즈음이다...
인생은 딱 한 번 뿐이고, 속에서부터 그득하게 차오르는 정신적인 포만감이 들어야 나중에 잘 산 날들로 자리매김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마음이 평온하고... 잔잔하고 청신한 바람결같이 쾌적한 '그 무엇'이다!! 이런 심정을 느껴본 것은 내 경우는 미국에서가 지금과 견주어 훨씬 더 많았던 듯 하다...평강이 더 깊었다...

지난 학기부터는 수업도 줄이고, 바삐 달리던 발걸음을 멈추고, 서행운전하는듯, 한국을 더 자세히 보려고 유심히 관찰을 한다. 나도 모르게...
자주, 혹은 때로, 한국이 낯설다!!
아마도 그 이유는 사람들일 것이다...

토요일 주말인데, 다시 비소식이다.
올해 여름은 어찌 이다지도 비가 잦은지...사람들이 마구마구 훼손해놓은 자연이 말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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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아롱이 2011/08/31 09:22 # 답글

    공감하는 구절이 많아 눈물이 나네요. 참 아쉬워요...내 조국이 어쩌다가...
  • 그린오크 2011/08/31 16:42 #

    공감해주시는 분이 계셔...감사한 마음이 하나 가득하고!!^^
    조금씩 다시 좋은 의미의 깊이로 되돌아갈 수는 있을 것인지.......
  • Alice 2011/08/31 21:07 # 답글

    글을 참 정답게 쓰셔서 블로그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보았네요. 저도 팍팍한 삶의 유학생인데 일상에서도 사소한 기쁨들을 찾아내시는 걸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들러 글에서 위로를 받고 가려 링크했습니다.
  • 그린오크 2011/09/01 09:07 #

    ㅎㅎ 그러셨군요.^^ 자주 뵈어요.~^
    젊은날의 공부하는 시절은 누가 뭐래도 축복인 것 같아요. 아무에게나 허락되는 것은 아닌...^^
    그 순간들을 누리시고 즐기시길...지나면 이리도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ㅎㅎ
    앨리스님 이야기도 들려주시길...궁금해요...
    '기쁜 우리 젊은 날' 하는 말그대로...지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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