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자녀로부터 한발 뒤로 물러나야 할 때 교육

이전엔 공항으로 가는 날에는, 당연히 차에 트렁크를 잔뜩 싣고 끼어앉아 공항으로 가는 그림이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공항버스를 타고 느긋하게 두런두런 이야기하거나, 덜잔 잠을 위하여 눈을 붙이거나 (아침 비행기면 새벽 4시 깜깜한 밤하늘을 보며 집을 나서야한다. 그 계절이 겨울일라치면...) 하며 인천으로 향한다. 전국이 얼마든지 어디든지 하루생활권으로 들어선지 오래인 걸 실감한다.


인천공항 가는 다리
자세히 보면 멋진 다리가 보인다.
막내가 찍은 사진*^^*


공항을 빠져나오는 버스속에서 주차장을 스쳐지나오며 그랬다. "아휴~ 저 주차된 차들, 그간 왜 그리 사서 고생을 했나몰라..." ^^


공항가는 길에 모처럼 여유있게 책도 한권씩 챙겨들고 가볍고 편안한 차림으로 따라나섰다. 공항에 도착하니 어디론가로 떠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설레임과 긴장감을 어깨에 얹고 부지런히 걷거나 짐을 다시 살펴보거나 비행출도착 게시판을 보거나 하며 여하튼 저마다 바쁘다.

인천공항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


공항에서 보는 이책은 어떤가 하고 들고나섰는데...아무래도 알랭드 보통의 이책은 번역이 나쁜가? 다른 번역들은 읽기에 수월하더니, 이 책은 몰입이 안된다. 알랭 드 보통이 영국의 히드로공항에서 일주일을 보내며 쓴 책이다. 명민한 알랭 드 보통이 이렇게 썼을리는 없는데...?? ㅠㅠ 번역자를 가서 다시 본다, 정영목씨면 번역이 좋은 분인데?? ...의아하다!! 원본을 한 번 봐야하겠다.

***
여하튼, 아이들이 어릴 때는 종종거리고 다니며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공항씬이 이제는 자신들이 알아서 척척 탑승수속을 다하고 느긋히 지켜보기만 해도 되니, 아이들이 이제는 큰게 맞구나...아이들이 어릴 때 손이 많이 갈 때에는 언제 좀 여유로워지나 하였는데, 어느새 그 시간이 와 있다.^^ 하루하루의 일상을 감사하며 기꺼이 즐겁게 보내야할 일이다!! 당장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을 기르시는 분들은 이해가 안가시겠지만...ㅎㅎ 바로 그 시절을 감사하며 즐기시길...  생각보다 너무나 빨리 가니까 말이다.


***
공항에서 내가 뒤로 물러서기 시작한 것은,
한국 귀국길에 중간기착지이던 바로 LAX에서였다. 라스베가스를 가기 위하여 경유하느라 내린 그 공항에서 순간적으로 갑자기 공항이 전체규모가 손에 들지않는 막연한 느낌... 무언가 막막한 느낌이 휘리릭 들었는데, 그 순간 아이들은 느긋하게 인죠이까지 하며 룰루랄라 마치 집앞의 버스를 타듯 그리 자유로와 보였다. 내눈엔...
경유편을 타기 위하여 기다리는 동안, 잠시 무언가를 사러가려다 주춤! 하고선 한 아이를 데리고 나섰던 그 날, '아! 이제 내가 서서이 뒤로 한 발자국 뒤로 빠져 서서 아이들을 지켜볼 때가 된 것이로구나!' 했다!! 지금도 그 순간이 선연히 기억이 난다...

공항에서


부모가 자식과 세대교체를 하는 시각은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
80노인이 60된 자식을 우리 애기라고 말하고 ㅋㅋ 부모앞에서 꼬까옷을 입고 춤을 춰 기쁨을 드린다는 자식이야기도 들으며 컸지만, 효도의 차원을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자식을 놓아야 할 때가 너무도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평생을 자식 뒷배를 봐줘야하는 불행한 일이 생긴다...부모자신이 이 생을 뜨는 날까지 그 자식을 돌봐야하는 이상한 역학관계가 생겨나니, 부모자식 세대교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아이가 어른이 되면 하지... 하다가는 늦었다!! 자식이 어릴 때부터 독립심을 길러주는 것에 비중을 둬야하는 것이다. 부모눈에는 늘 자식이 못미덥고 어리고 마음이 안놓여 관여를 하고 개입을 하는 것이겠지만, 그럴수록 얼른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야하는 것은, 바로 '자식'과 '부모 스스로의 노년의 삶의 질' 때문이다.

이즈음 얼마나 많은 노부모들의 고충을 직접 보는지....보통 문제가 아니다!! 지혜롭게 노년을 잘 갈무리하셔 느긋하고 평안한 분을 발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그래도 어쩌면 우리 아버지는 잘 하고 계신 것 같기도 하고, 내어머니는 그 반대편에 가 서 계시다...내 어머니를 생각하면 숙면도 못한다...ㅠ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분명 아름답고 좋은 일이지만, 자식에의 맹목이나 익애는 정말이지....지켜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ㅠㅠ

노년에의 준비는 중년 넘어서 아니면 노년의 초입께에 준비하면 될 것 같지만 그건 절대로 아닌 것 같다. 어쩌면 30대부터, '가치관과 자식에의 눈길을 잘 정립' 해야 좋은 노년이 올지도 모른다는 게 지금 내 생각이다.
미국에서는 자주 아름다운 노년을 구가하시는 분을 꽤 뵈었는데, 이상하게 한국에서 노년의 질이 어째 ...긍정적이진 않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직...
내가 열심히 하버드의 성인발달연구를 쓴 베일런트의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해보고, 그의 다른 연구를 찾아보게 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내 친구 중에 도사같은 혜선이는 지금 캐나다에 산다. 그녀의 아버지는 배재학교의 영어선생님이셨는데, 과목이 외국어라 트인 문명을 접하셔 그러셨나 말씀하시는 것이 늘 남다르셨다. 대학생때도 성인이 되고도 찾아뵈면 꼭 선문답 같은 말씀을 하셔 나는 진정 어른을 뵙는 느낌이었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셨다.

미국에 거주하던 중, 한국을 방문하여 친구집에 갔더니, 혜선이 아버지께서 그러셨다. "내 친구들이 지금 70이 넘고 개중에는 팔순이 되는데도, 마음공부를 하질않아, 나이는 그만큼을 먹고도 마치 유치원생처럼 땡깡을 쓰고 말안듣는 아이처럼 자식고생을 시키고 쳐다보면 가관인 노인들이 많아!!" 그러셨었다. 자그마치 열몇해 전에 하신 말씀이다... "이 친구들이 활동할 때는 기업회장도 있고, 교장출신도 많고.,...사회에서 한가락은 하던 녀석들인데도 지금 꼭 다섯살 아이처럼 한심하게 구는 녀석들이 그리도 많아..." 하셨다....
그 때는 무슨말씀을 하시나 했다!! 그냥 무심히 들어넘겼던 말씀을, 이즈음에야... 새록새록 생각하게 된다. 그분의 단정하고 꼿꼿하시면서도 온화하시던 모습과 하시던 말씀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
인생이란 산을 오르는 것과도 같아서 산을 저만치 올라가보아야 아래가 내려다 보이고 ...아직 중턱에도 오르지못한 젊은 눈에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이 다인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나도 사실 그랬을지도 모르니까!!

"어린 자녀의 기본을 바로 가르쳐야, 나~중의 그 가정의 평화가 있다" 라고까지 비약을 하며 강조하였는데( 사실, 절대로 비약이 아니라 팩터다!!), 노년의 행복과 평화 역시 자식교육에 달려있고, 그 결과로 평안히 유하게 일상을 누릴 수 있느냐 없느냐도 역시나 자식교육에 달려있더라 라고 말하고 싶다!!...




공항에서 늦은 밤 귀가하며 집어귀를 들어서는데 어딘가 안개가 낀듯 몽환적인 느낌이 들어 똑딱이로 찍어보았다...눈으로 본 만큼이야 못찍어냈지만...차도 없는 이윽한 시각의 집근처가 이상하게 빠리느낌이 났었다.ㅎㅎ
블로그를 연 후 ... 어느새 주변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어보고, 뭐랄까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가 더 생겨있다...^^

좋은 날들 되시길...

덧글

  • 손사장 2011/09/17 23:10 # 답글

    저는 블로그를 시작 한 후....
    주위 사람들 한테 욕을 많이 먹고 있어요.
    "네가 지금 몇 살인데..?쯔쯔....욕 본다."

    밥 나왔다.얼른 먹자...ㅋ
  • 그린오크 2011/09/18 23:22 #

    손사장님, 이제 귀국하셨지요?^^
    한국오시니 어떠신지?^^
    ㅎㅎ 왜 욕을 하시지?? 귀여우시던데...^^ 부지런하신게 보이고 상큼 요리도 잘하시고...*^^*
  • better 2011/09/19 21:00 # 답글

    제가 올해 한국나이로 마흔하나인데요! (꺄!) 이번 여름에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ㅋㅋ 요즘 부쩍 흰머리가 보이는 거예요.
    아, 나도 이제 늙어가는구나,, 싶으면서,
    예전에는 예쁜 남자연예인 보면 그냥 막 좋아했는데, 이젠 무슨 생각하냐면 '우리 재서도 저렇게 이쁘게 커야 할텐데.. 우리 재서가 크면 쟤랑 비슷하겠다..' 뭐, 이런 생각하거든요, 그러다가 문득 생각하면 '우왕, 나 정말 늙었나봐...' 싶고요.
    그런데 그린오크님의 이런 글 읽으면, 아이 잘 키워놓고 편안하고 뿌듯하게 늙어가는(? ... 아이고, 죄송~ ㅋㅋ) 생활도 아름답고 의미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그린오크님이 늙은 것 같다는 얘기는 아니어요. ^^;;)
    하긴, 예순일곱 저희 엄마는 60도 젊다 하시고, 50 정도면 세상에 못 할 일이 없을 거라 하시더라고요. *.*
  • 그린오크 2011/09/21 21:47 #

    ㅎㅎ 이제 시차회복 좀 되셨나요? 전 한참을 가던데...유럽시차가 돌아와서 훨씬 힘들다는...

    호호 그리 보이세요? ^^
    이제 소슬바람이 불고...책읽는 재미를 누리니 어떤 의미론...
    어머니 말씀 들려주시니, ㅎㅎㅎ 미국서 교회어른들이 알래스카여행 가는 팀을 짜고 계신걸 들었는데...
    7순 되신 할머니가, 68세 할머니보고, "쟨 어려서 뭘 몰라" 이러시는 것있죠! ㅎㅎㅎ
    그럼 더구나 더 세상에 못할 일이 없는 우리, 열심히 해볼까나요?!

    재서맘 대단하셨어요!! 칭찬 또 칭찬...한~보따리...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