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 형제간의 위계질서 교육

사람이 살면서 '가치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혹은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이즈음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자녀가 어릴 때, 부모의 시각과 가치관은 자녀의 생활자체를 관장하고 좌지우지하듯이, 자식이 성인으로 장성하였다고 그 가시권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간혹 흥미로운 통계로 가족내에서의 형제의 분포도나 순서에 따라 지도자형이나 혹은 참모형, 예술인 혹은 기능인...으로 나타난다는 다양한 통계조사가 있는데, 그럴 법한 것이, 형제 내에서의 순서나 위상은, 바로 부모의 생각이나 편견이 바로 작용하여 자녀에게는 지속적인 환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맏이인 나는 세 아이를 기르며 나도 모르게 거의 무의식적으로 첫째의 속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겠는 적이 많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자신의 어머니가 맏이냐 둘째냐 막내냐에 따라, 자식에게 자신의 마음을 투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말하자면, 자매가 있는데 둘이 다투면 막내인 엄마는 꼭 막내편만 든다고 장녀인 학생은 억울한듯이 말했다.
엄마인 자신이 성장기에 느꼈던 기억들이 자녀를 보며 투사되어, 막내인 엄마는 막내편을 들고 장녀인 엄마는 맏이의 심정이 말하지않아도 잡혀나와 판단에 편견이 들어가는 것이다....ㅎㅎㅎ 인간이 얼마나 환경의 산물인지는 말해 무엇하랴...

자매가 모처럼 미국공항에서 만났는데, 동생은 언니에게 "언니 미국사람같아!!" 라고 말했다는데, 나는 그 표현이 무얼 말하는지 단번에 알아들었다.^^ 한국에서도 우리는 미국 살다온 사람들의 말하는 모습이나 눈빛만으로도 미국 몇년차인지를 알겠다고 말한적이 있다. 확인결과 대체로 정확해서 우리도 심히 놀랐었다!!^^
심지어는 지금 미국 뉴욕에 사는, 열달된 아가의 눈빛에서도 미국사는 아이 특유의 눈빛을 사진인데도 발견해 스스로도 와우! 했다.^^ 아가가 아직 한 살도 되지 않았지만, 활동적인 엄마를 따라 보통 아가들보다 몇 배는 많이 볼 테니 그로 인하여 눈에 보이고 들어온 정보가 보통의 경우보다 훨씬 많이 아이에게 들어갔을 것이다...환경이, 사는 땅이, 그만큼 중요하다. 눈빛이 달라지게 할 만큼...,

형제간의 역학관계가 자주 그 가정의 기류와 분위기에 반영되는데, 아이들이 어릴 때는 그것이 그리 대세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형제간의 역학관계를 지혜롭게 잘 해내야 하는 것이, 장차 그 간극은 점점 커져서 거대한 기류가 되기 때문이다.

JM 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가 얼마나 씩씩하고 사내대장부인지...아이를 지켜보는 게 늘 든든하고 기뻤다. 아이가 어려도 그 기질이나 넉넉한 품이 보인다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다!!^^ 이 아이는 형제 둘 중 장남인데, 아마도 둘째인 남동생이 무얼해도 빠릿빠릿하고 성적도 좋고 늘 부모눈에 드는 모습이었나 보았다. 조부모와 부모 JM JH형제가 사는 이 가정이 내게 빨간 불이 들어오게 하던 것은, 어느 날, 동생이 우연히 이틀만 합류하게 되어 그 형제관계를 지켜보고난 다음부터였다...
동생이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설명하느라, 동생칭찬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야말로 입에 침이 마르듯 칭찬과 감탄을 하는 것이 아닌가??!! 평소의 녀석과 너무도 달라서 의아하였다!! 동생의 영어에는 겉멋이 들어가 있고 구멍이 숭숭하였다. 형이 훨씬 나았다.^^ 그런데도 아이이니 여하튼 동생의 칭찬을 과하게 하며 정신이 하나도 없는 그 아이가 의아하였다!!...???
그 아빠를 만나 면담을 나누다 나는 그 원인을 찾았다.... 아들들을 사내답게 기르는 아빠답게 정말 씩씩하고 정의로와보이는 JM아빠는 말끝마다 둘째아들 칭찬에 더하여, 맏아들에 대하여는 염려를 잔뜩하였다....엉??

내가 지켜본 바로는 이 맏아들은 너무도 사내답고 정의감과 의리가 뛰어나 지도자감이고, 나무랄 데가 없고 공부도 잘할 전조가 다 보여 참으로 애착이 가는 소년인데, 정작 아들의 아빠는 맏아들이 둘째만 못하여 염려스럽다고 말하고,...그 후 알게된 사실로는 자신의 방은 없고, 동생방에 자신이 더부살이로 얹혀서 잔다는 것이다. 그 방은 분명이 둘째인 동생의 방이고 자신은 신세를 진다는 말에 정말이지 놀랐다!!....
조금 더 들어가보니, 조부모의 일련의 말과 행동과 판단이 전 가족을 지배하며 흐름을 유도하고 있었다....연년생 형제를 기르는데, 형은 동작이 많고 나부대고 무언가 물건도 잘 깨뜨리고...여하간 맏손자로서 무언가 한참 부족한데, 연년생으로 태어난 둘째손자는 매사가 마음에 쏙 들어 늘 칭찬은 둘째 몫이고, 맏이인 JM 이는 늘 동생과 비교당하며 고단한 삶을 이어 왔던거다!!....어른만 삶이 고단하다고 누가 말했는가? 절대로 아니다. 아이들도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아시는가?.......

어느 정도 개요가 파악되자, 부모님을 동시에 청하여 면담을 하였다. 그 집안이 장차 편하시려면, 장남에게 장남에 걸맞는 대우를 하시라고 하였다. 형제의 위계질서를 어른들이 바꾸어놓고 나중에 무엇을 바라시는가 물었다....장남만 끼고 도는 것도 문제이지만, 위계질서를 바꾸어 저렇게 장남을 주눅들게하고 동생에 치이게 한다면 저 아이의 인생은 장차 어떻게 되겠는지 심히 염려스럽다고...당장 장남의 방부터 먼저,...그게 어려우면 적어도 그방이 공동의 방이라는 걸 공표하시라고 정중하고 간곡하게 조언을 드렸다.
동생의 방에 동생은 침대에서 형은 바닥에 요를 깔고 얹혀서 지낸다던 JM.... 그 말을 하던 녀석 얼굴과 표정이 선하다....
손자 두명이 있는데, 하나는 눈에 넣어도 안아플만큼 입안에 혀처럼 이쁜 짓만 골라서 하고, 장손이라는 녀석은 매일 무언가를 깨뜨리고 저지레를 친다는 '편견이 들어간 순간' 에 무언가 삐걱 ......시작되었다!!

노인이 되어갈수록 노파심은 더해가고(인간의 자연현상이다!!)
편견은 더해지고,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고, 내가 가장 옳고 다른 사람말은 다 틀리고....뭐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면 심각하게 내가 노년으로 가는구나 생각해볼 일이다!!^^
공부를 하면 전교 일등도 할 것 같은 두뇌를 가지고도 게임에 어딕트되어있던 녀석의 원인점을 파악하고, 상으로 하게 한다던 게임을 완전히 끊고 못하게 하고나자....처음엔 금단현상처럼 동공이 풀리고 한자리를 뱅글뱅글 돌던 녀석이...서서이 제 자리를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부모는 일로 바쁘고, 집에 주로 상주하시는 조부모님의 시각이 판단기준이 되어 기정사실이 되고...형제간의 위계질서도 바꾸어놓아, 어리지만 뭔지 모를 괴로움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자괴감으로 ...명랑함을 가장하던 녀석... 늘 착하고 늘 양보하고 씩씩한 척 그러면서 뒤로는 상처받던 그 아이는, 더 이상 그러지않아도 된다는 걸... 그러지않아도 자신이 생존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 순간 ....보니, 평안하고 잠잠한 눈빛으로 깊어져 있었다!! '그 녀석의 눈빛이라니.......'

진중하고 묵직해진 녀석과 염화시중의 미소를 주고받는 단계가 된 즈음 어느 날, 학교에 오는 날도 아닌데 전화가 왔다. 회장에 선출되었다는거다!^^
녀석은 그랬다..."너무 기뻐서...이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어서..." 나도 가슴이 먹먹해져 왔었다....
내 대답은 이거였다. "하나도 놀랍지가 않아 , JM아... 나는 네가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란 걸 진작에 알았어!! 이제 드디어 그 첫 문이 열렸구나..."
다음날, 그 부모님도 신이 나셔 전화하셨다... 그 부모님은 내가 먼저 아들의 소식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시므로...ㅎㅎㅎ 덕담과 칭찬을 듬뿍 건네주었다.
아이는 반에서 일등, 백점 백점 ....반장... 회장...을 하며 눈빛이 점점 당당하고 그득해져서 그 아이의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내게 큰 기쁨이었다...

일에 바쁜 부모 대신 조부모님의 양육을 받는 아이들을 기르시는 젊은 부모님들은 아~ 어떻게 말하여야할까...가장 중요한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은 부모님이시라도 분명하게 정중하게 예의바르게 뜻을 전달드리고...이리 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당신이 사랑하시는 '나' 내 자신의 노년때문에 그러하다" 고 말씀드리면 그 진정성을 받아들이시지 않을까?? 자식의 행복을 누구보다 바라는 것은 바로 부모시니 말이다...*^^*


잘 쓰고 잘 말하는 것은 늘 어려워서... 내가 전하고자 하는 진심이 잘 전달될까...??!!
진짜 중요한 한 가지가 빠졌구나!!
노인의 지혜는 몇십 년을 겪어온 산 지식이라, 취할 바도 너무도 많음을 빠뜨렸구나. 문제는 어느 면은 계승하고, 어느 면은 마지노선을 정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그것은 결국 지혜의 문제일 것이다.^^

덧글

  • 페리 2011/09/21 15:40 # 답글

    왠지 주변 어른들께 이쁨받아온 동생을 둔 저로서는...ㅋㅋ
    JM의 심정이 어찌 이해가 갈듯도 하네요 ㅎㅎ 맏이라서 그런가 =ㅂ=?
    이미 이렇게 커온거.. 예전에 왜 부모님은 그렇게 안해주셨을까 싶다가도 어쩔수 없는거라,
    바꾸려고 해보긴 하는데 커서는 역시 어렵네요 ㅇㅂㅇ
    그린오크님 글 읽을때마다 뭔가 하나씩 더 생각하게 됩니다.
  • 그린오크 2011/09/21 21:34 #

    바꿔보는게 커서는 더 더 어렵지요!!
    저도 맏이라 동지네요.ㅎㅎ

    페리님, 반가워요!*^^*
  • 아롱이 2011/09/21 17:05 # 답글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 그린오크 2011/09/21 21:35 #

    아롱이님, 저도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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